반사회적, 공격적, 도전적 행위를 반복적, 지속적으로 행하여 사회, 학업, 작업 기능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장애를 품행 장애(CD, Conduct Disorder)라고 한다. 이러한 장애가 있는 아동은 타인에게 고통을 주거나 신체적, 언어적 공격, 훔치기, 공공기물 파괴 등으로 타인의 권리를 방해하는 심각한 수준의 공격적이고도 반사회적인 행동을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보인다.
CD에 대한 증상군은 네 가지로 구분되는데,
(1) 사람 및 동물에 대한 공격성(예를 들면, 집단 따돌림, 잔혹한 행위),
(2) 물건 파괴(예를 들면, 방화, 공공기물 파손),
(3) 사기 또는 절도(예를 들면, 사기, 소매치기),
(4) 심각한 규칙 위반(예를 들면, 무단결석, 가출)이 있다.
CD와 관련된 몇 가지 핵심 특징 (Kazdin, 1995)
(1) 품행 장애가 있는 아동은 심각한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다. 불을 내고, 어린 동생의 숨을 못 쉬게 하기도 한다. 불복종과 성질부리기처럼 비교적 덜 심각한 문제를 보이기도 하지만 DSM-5의 진단 준거를 기준으로 세 가지 이상 증상을 보이거나 타인에게 야기하는 해로움의 양을 초과하는 증상에 근거하여 '경도', '중등도', '고도'로 심각성의 정도를 평가한다.
(2) CD를 가진 아동들은 종종 ADHD, 학업 결손, 교우 관계의 어려움과 같은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
(3) CD가 있는 아동의 가정은 혹독한 처벌처럼 문제를 가중시키는 훈육 방법을 종종 사용하는데, 가정 불화, 정신과 문제, 실업처럼 가정에 문제(예를 들면, 우울증 병력이 있는 부모, 실직 상태가 지속되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4) CD가 있는 아동의 부모는 아동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보고한다. 부모는 아동을 포기하거나 특수학교에 보내고 싶어 한다.
CD와 발병 연령
CD 증세가 처음 발병하는 연령을 DSM은 조기 발병과 늦은 발병으로 구분하고 있다. 아동기 발병 품행장애가 있는 아동은 10세 이전에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CD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청소년기 발병 품행장애는 그렇지 않다. CD가 있는 아동의 진단과 치료하는 데에서 발병 연령은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Odgers et al., 2008). 아동기 발병 CD로 진단된 아동은 남아일 가능성이 많고, 공격적 증상을 더 많이 보이며, 불법 행위가 훨씬 많다. 시간이 지나도 반사회적 행동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Lahey, Goodman, et al., 1999). 그러나, 청소년기 발병 CD는 여아도 남아만큼 발병하며, 아동기 발병 CD의 특징인 심각성 또는 정신병리를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폭력 범죄 또는 반사회적 행동이 지속될 가능성도 적다.
품행장애의 진단 준거(DSM-5)
(A) 타인의 기본 권리 또는 나이에 적절한 사회적 규준이나 규칙을 위반하는 반복되고 지속적인 행동 패턴이 있고, 다름의 범주 중에서 지난 12개월 동안에 다음의 15개 준거 중에서 최소한 세 개가 있는 것이 명백하고, 지난 6개월 동안에 최소한 한 개의 준거가 나타난다.
사람 및 동물에 대한 공격성
(1) 타인을 종종 괴롭히고, 위협하고, 방해한다.
(2) 신체적인 싸움을 종종 시도한다.
(3) 타인에게 심각한 신체적 해를 입힐 수 있는 무기(예를 들면, 방망이, 총, 칼, 깨진 병, 벽돌)를 사용한 적이 있다.
(4) 사람에게 신체적으로 잔인한 적이 있다.
(5) 동물에게 신체적으로 잔인한 적이 있다.
(6) 피해자가 보는 데에서 훔친다(예를 들면, 노상강도, 무장강도, 소매치기, 강탈)
(7) 누군가에게 성적 행동을 강요한다.
재산 파괴
(8) 심각한 해를 입히려는 의도로 고의로 방화한다.
(9) 타인의 재산을 고의로 파괴한다(예를 들면, 방화 이외의 행동)
사기 또는 절도
(10) 누군가의 집, 건물, 차를 망가뜨린다.
(11) 물건이나 기호품을 얻기 위해 또는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종종 거짓말을 한다(예를 들면, 남을 속인다).
(12) 피해자가 없는 데에서 귀중품을 훔친다(예를 들면, 위조, 들치기 그러나 부수고 침입한 것은 아님).
심각한 규칙 위반
(13) 부모가 금지하는데도 불구하고 밤에 밖에 돌아다닌다(13세 이전부터 시작).
(14) 부모나 부모 대리인이 있는 집에 살면서 최소한 두 번, 장기간인 경우 한 번 가출한 적이 있다.
(15) 종종 무단 결석한다(13세 이전부터 시작).
(B) 행동에서의 방해는 사회적, 학업적, 또는 직업적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결함을 일으킨다.
(C) 18세 이상이라면 준거가 반사회성 성격장애에 맞지 않는다.
어느 것인지 명시한다.
-. 아동기 발병형: 10세 이전에 품행장애의 특징적인 증상 중에서 적어도 한 개를 보인다.
-. 청소년기 발병형: 10세 이전에는 품행장애의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 명시되지 않은 발병: 품행장애의 진단 준거를 충족하지만, 첫 증상의 발병이 10세 이전인지 또는 10세 이후인지를 결정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
다음 항목이 있다면 명시한다.
-. 제한된 친사회적 정서: 이 명시자가 있으려면 적어도 12개월 이상 다양한 대인관계 및 다양한 장면에서 다음의 특징 중에서 적어도 2개 이상 보여야 한다. 이러한 특징은 해당 기간 이상 동안 그 개인의 대인관계 및 정서적 기능의 전형적인 패턴을 나타내며 일부 상황에서 가끔씩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명시자용 준거를 평가하려면, 다양한 출처의 정보가 필수적이다. 자기 보고뿐만 아니라 그 개인을 장기간 알고 있는 사람들(예를 들면 부모, 교사, 친구 또는 동료, 확대 가족)의 보고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 양심 또는 죄책감 결여: 본인이 잘못했을 때 후회 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붙잡히거나 처벌을 받는 상황에서 표현하는 양심의 가책은 배제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일반적으로 하는 걱정이 없다(예를 들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도 자책하지 않고 또는 규칙을 어겨서 일어난 결과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 잔인하고 공감의 결여: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묵살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 차갑고 무정한 사람이라고 묘사된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상당한 피해를 초래한 경우에도, 자신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에 더 신경을 쓰는 사람이다.
-. 수행에 대한 무관심: 학교, 직장, 다른 중요한 활동에서 저조한 수행 혹은 문제적 수행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도 잘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며, 전형적으로 자신의 저조한 수행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다.
-. 피상적 또는 결핍된 정서: 피상적, 가식적, 표면적(예를 들면, 행동과 상반되는 정서 표현, 정서를 재빨리 'On', 'Off' 전환할 수 있음)으로 보이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 표현이나 정서를 드러내지 않는다. 또는 정서 표현은 이득을 위해서만 한다(예를 들면, 정서는 다른 사람을 조종하거나 위협할 때 드러낸다).
현재의 심각도를 명시한다.
-. 경도: 진단을 내리는 데 요구되는 것을 초과하는 품행 문제가 있다면 품행 문제의 수가 아주 적으며, 다른 사람에게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해(예를 들면, 거짓말, 무단결석, 허락 없이 밤늦게까지 밖에 있는 것, 기타 규칙 위반)를 입힌다.
-. 중등도: 품행 문제의 수와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가 '경도'와 '고도'에 명시된 것 사이(예를 들면, 피해자와 대면하지 않은 상황에서 훔치기, 공공기물 파손)에 들어간다.
-. 고도: 진단을 내리는 데 요구되는 것을 초과하는 품행 문제가 많고, 또는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해(예를 들면, 신체적 잔인함, 무기 사용, 성적 강요, 피해자가 있는 데에서 도둑질, 파괴하고 침입하기)를 입힌다.
출처: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ODD와 CD의 관련성
CD 증상과 ODD 증상 사이에는 많은 부분이 중복된다. 이 점은 ODD가 CD와는 별개의 장애인지, 경도 또는 초기 증상, 또는 기저의 기질 및 결손이 동일함을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Waldman & Lahey, 2013).
ODD의 증상은 전형적으로 CD 증상이 생기기 2년에서 3년 이전, CD의 평균 발병 연령이 9세인 것에 비해 ODD의 경우 대략 6세 정도에 출현한다(Nock et al., 2007). ODD의 증상이 먼저 출현하기 때문에 일부 아동에게서 ODD의 증상이 CD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CD가 있는 아동의 거의 50%는 이전에 ODD 진단을 받은 전력이 없으며(Rowe et al., 2010), ODD를 보이는 대부분의 아동은 좀 더 심각한 CD로 진행되지 않는데, 최소한 50%는 진행하지 않고 ODD 진단을 유지하고, 25%는 ODD 문제를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Burke et al, 2010). 따라서, 대부분의 아동에게 ODD는 발달상의 극단적인 일탈이고, 후에 ODD 및 기타 문제에 대한 강력한 위험 요인이지만, 좀 더 심각한 품행장애로 진행하는 필연적인 신호는 아니다(Keenan et al., 2011). 그러므로, ODD와 CD는 구별되지만 관련이 꽤 높은 아동기 정신병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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